줄포 도시재생 연작
Design 2022 - 2024
Construction 2023 - 2024
줄포 도시재생 연작은 쇠락한 마을을 되살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실험적 접근이다. 줄포는 과거 단 100년 동안 번영했던 항구이자 유명 정치인과 문학가의 고향으로 과거의 영광은 도시 조직의 흔적으로 남아있다. 자연적인 토사의 퇴적으로 줄포항이 폐쇄된 후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로 변하면서 지역은 점차 활기를 잃고 청년들은 도시로 떠났다. 영화 '변산'의 대사처럼 '보여줄 건 노을 밖에 없는' 이곳에서 우리는 도시 맥락에 상반된 건축 언어를 통해 새로운 공공성과 정서적 에너지를 도시 조직에 주입하고자 했다.
경직된 도시 맥락과 상반된 형태 간의 긴장은 새로운 공간 경험을 만든다. 마을의 무기력함에 대응하여 이질적 형태와 색채를 통해 의도적으로 촉발된 불협화음은 내재되었던 갈등을 텍스트로서 노골적으로 발화하도록 한다. 이는 도시재생이 사용성을 위한 공간의 재구성 뿐 아니라, 건조물로서의 건축을 통해 정체된 도시 조직에 새로운 공공성과 상호작용을 도입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건축의 대조적 형태와 커뮤니티 활동을 결합시켜 건물을 동적인 공공 공간으로 변모시킴으로서 건축 공간을 통한 도시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줄포 도시재생 거점공간 & 공중화장실
줄포시장의 관리동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직교의 도시 조직에서 그 맥락을 비껴나와 존재한다. 시장 상인회의 회의 장소와 공중화장실로 기능했던 이 건물은, 침체된 줄포면의 재활성화를 목표로 도시재생의 거점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관리동은 기존 연와조를 보강하고 내부 공간을 재구성함으로서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과거 소규모 회의실, 관리실, 화장실로 국한되었던 공간을 확장된 회의실, 영상 스튜디오, 공유 주방 등 공공의 프로그램으로 재배치하였다. 접근이 불가능했던 옥상은 신설된 철골 계단을 통해 연결되어 노을 전망대로서 새로운 기능적 역할을 부여받았다.
증축된 공중화장실은 기존 관리동과 도시 조직이 형성하는 직선적 맥락에 반응하며, 주 사용자인 시장 상인과 고객, 마을의 노후 주거 거주민에 수요에 기능적으로 대응한다. 반면 경량 철골 구조로 만들어진 로우 테크의 복곡면 지붕은 일관된 금속 되장재로 덮여, 기존 건물과 도시의 형태적 맥락에 의도적으로 반발하는 조각적 형태를 드러낸다. 기존 건물과는 상반된 어휘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건축이 도시와 커뮤니티 간의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내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맥락에서 벗어난 상반된 형태들 간의 긴장과 상호작용은 공간적 생동을 만든다. 마을의 무기력함에 대응하여 이질적 형태와 색채를 통해 의도적으로 촉발된 불협화음은 내재되었던 갈등을 텍스트로서 노골적으로 발화하도록 한다. 이는 도시재생이 사용성을 위한 공간의 재구성 뿐 아니라 건조물로서의 건축을 통해 정체된 도시 조직에 새로운 공공성과 상호작용을 도입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건축의 대조적 형태와 커뮤니티 활동을 결합시켜 건물을 동적인 공공 공간으로 변모시킴으로서 건축 공간을 통한 도시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줄포 저온창고 리노베이션
일제 수탈의 주요 거점으로 쓰였던 줄포항은 여느 항구도시가 그렇듯 반듯하고 커다란 필지에 창고들이 들어서 있으며, 이들의 질서는 항구가 기능을 다 한지 6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가지런히 유지되고 있다. 어획물을 보관하던 창고는 농업용 창고로 사용되다 이후 한동안 방치되어 왔지만, 줄포항이 융성하던 어느 시절에는 시장 옆에서 지역 경제의 중심지로서 활발히 작동하며 어물을 공급했을 것이었다.
쇠퇴한 줄포의 경제와 함께 기능을 잃은 재래식 철근콘크리트 창고는 여전히 도시와 과거 질서를 유지하며 우뚝 서 있었다. 그러나 그 폐쇄적 성격은 시장과 경로당, 게이트볼장을 오가는 흐름을 가로막으며 공공 프로그램의 확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었다.
우리는 기존의 정적인 단일 기능 공간-창고-를 개방하고 재구성하여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과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 다층적 공간으로 변화시키자 하였다. 기존 철근 콘크리트 벽을 개방하여 행동의 반경을 건물 내부와 뒷편 야외 공간으로 확장하였다. 냉동 창고의 스테인레스 문은 열린 채로 고정되어 환영하는 캐노피가 되었다. 전면의 매달린 갤러리는 창고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개방된 구조로서 고정된 공간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동적 흐름을 만든다. 대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 공간의 재구성은 시장의 북적임을 후면의 마당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며, 폐쇄적이고 정적이던 공간에 활력을 담아낸다.
후면 마당을 향해 완전히 열린 커튼월은 공간의 경계를 흐림으로서 공간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의 배경이 되도록 한다.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형될 수 있는 공간은 과거 어물 창고에서 농업 창고로, 그리고 방치된 상태로 변화해온 창고의 시간적 맥락을 이어받아 새로운 프로그램과 활동으로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창고 안의 커뮤니티 활동은 외벽을 관통하고 가로지르는 갤러리를 통해 외부에 발산한다. 가는 철골 구조와 그레이팅으로 만들어져 기존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매달린 브릿지는 내부에 새로운 공간적 층위를 만든다. 떠 있는 갤러리를 걷는 경험을 통해 줄포의 과거를 담은 전시와 현재 도시의 맥락이 중첩되며, 건물 안팎으로 시선의 교차가 일어난다. 전시와 풍경이 병치되며 익숙한 도시 풍경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은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경험과 해석을 만들어낸다. 이를 말과 글로서 뱉고 공유하는 과정은 침체된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도시 재생의 작은 불씨를 일으킨다.
Architects : Narrative Architects
Lead Architects : Namin Hwang, Sihong Kim
Area : 134.43 m² / 109.2 m²
Location : Julpo, Buan, Republic of Kor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