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줄포 도시재생
저온저장고 리노베이션
Design 2023
Construction 2024
일제 수탈의 주요 거점으로 쓰였던 줄포항은 여느 항구도시가 그렇듯 반듯하고 커다란 필지에 창고들이 들어서 있으며, 이들의 질서는 항구가 기능을 다 한지 6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가지런히 유지되고 있다. 어획물을 보관하던 창고는 농업용 창고로 사용되다 이후 한동안 방치되어 왔지만, 줄포항이 융성하던 어느 시절에는 시장 바로 옆에서 당당히 자리를 지키며 열심히 어물을 공급했을 것이었다.
줄포의 경제가 쇠퇴하며 기능을 잃어버린 재래식 철근콘크리트 창고는 시장과 경로당, 게이트볼장이 만드는 공공의 흐름 한 켠에서 도시의 옛 질서를 유지하며 우뚝 서 있었고, 창고 특유의 폐쇄성으로 공공성의 확장을 가로막고 있었다. 우리는 기존의 정적이고 단일 기능의 공간(창고)를 개방하고 재구성하여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과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 다층적 공간으로 변화시키자 하였다. 막힌 벽을 개방하여 행동의 반경을 건물 내부와 뒷편 야외 공간으로 확장하여 단절된 커뮤니티를 회복하며, 전면의 매달린 갤러리와 뒤편의 야외공간으로 개방되어 창고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개방된 구조는 기존의 고정된 공간 질서를 깨고 새로운 동적 흐름을 만든다. 이러한 공간의 재구성은 시장의 북적임을 열린 저온창고를 통해 후면의 야외 공간으로 이동하게 하여, 정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창고 내부와 후면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활동과 외부 행잉 갤러리를 통한 외부로의 발산은 폐쇄적인 공간의 경계를 흐림으로서 정적인 건축물에 다양한 활동과 움직임을 불러일으킨다. 창고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기존 창고의 용도가 어물 창고에서 농업용으로, 그리고 방치 상태로 변해온 것처럼 새롭게 재생된 공간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장의 북적임은 열린 저온창고를 통해 후면의 야외공간으로 이동하며, 이곳은 주차전용시설로 쓰이는 시장 전면의 공간을 보완하는 위요된 마당이 된다. 창고 안의 커뮤니티 활동은 외벽을 관통하고 가로지르는 갤러리를 통해 외부에 발산되며, 떠있는 갤러리를 걷는 경험은 전시와 풍경을 병치시키며 익숙한 도시 풍경을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건물 내부와 외부를 자유롭게 오가며 공간의 기능을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에너지와 긴장감, 시선의 교차는 사용자마다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며,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경험과 해석을 만들어내고 이를 말과 글로서 뱉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침체된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도시 재생의 작은 불씨를 일으킨다.
Architects : Narrative Architects
Lead Architects : Namin Hwang, Sihong Kim
Area : 109.2 m²
Location : Buan-gun, Republic of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