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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696-26 리노베이션

Design 2025

 역삼동 696-26 리노베이션의 설계 개념은, 포스트 성장 시대의 도시적 전환점에서 과잉의 흔적을 덜어내며 공간의 질적 향상을 모색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서울의 강남구 역삼동은 고도 압축 성장을 거치며 용적률 극대화를 중심으로 한 개발이 지속되어 온 지역이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건축물은 기능과 면적의 극대화에 집중하며 구조적 중첩과 무분별한 증축을 수반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발 방식은 장기적인 관리와 공간적 유연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도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기존 건축물에 부가된 임시적 증축 구조를 제거하고, 그로 인해 드러난 불규칙한 파사드와 매스의 단차를 새로운 공간 구성의 기반으로 삼는다. 드러난 면들은 수직적으로 상이한 깊이와 성격을 지닌 테라스로 재구성되며, 각 층은 서로 다른 외부 조건과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테라스는 내부 공간과 외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며, 고정된 매스 구조에서 유동적인 공간 흐름으로의 전환을 도모한다. 

건물의 입면에는 새로운 금속 프레임이 설치되고, 이 프레임은 절곡된 알루미늄 타공판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타공판은 내부와 외부를 완전히 구분하지 않고 시선, 빛, 그림자를 통해 느슨한 경계를 형성한다. 이 타공 외피는 보는 위치와 빛의 조건에 따라 다양한 시각적 반응을 생성한다. 반사, 투과, 그림자, 중첩 등의 효과는 입면을 정적인 표면이 아닌 시간적 변화와 감각적 깊이를 지닌 공간 요소로 전환시키며, 이는 도시와의 시각적 관계를 보다 유연하게 만든다.

시선의 위치와 빛의 조건에 따라 타공판은 반사, 투과, 그림자, 겹침 등의 시각적 반응을 만들어낸다. 외피는 하나의 고정된 표면이 아니라, 시간성과 감응성을 지닌 비물질적 막으로 기능하며, 건축을 다시 환경과 도시의 관계로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용적률 중심 개발의 결과물로 남겨진 물리적 과잉을 정리하고, 불규칙하게 남은 공간 요소들을 조정하여 새로운 질서로 재편성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내부의 프로그램 구성뿐 아니라 외부와의 관계, 감각적 경험, 공간 흐름에 이르기까지 건축 전반의 재조정이 이루어진다. 과잉의 상태에 고착화된 건축을 도시 맥락 속에서 다시 활성화하는 하나의 대안적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rchitects : Narrative Architects
Lead Architects : Sihong Kim, Namin Hwang
Location : Seoul,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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