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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의 도시 - UIA2024 KL 'Diversecity'
Exhibition 2024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사물들 간의 관계로 이루어진 것이다.”
— 공간의 생산, 앙리 르페브르, 1991
UIA2024 Kuala Lumpur 'Diversecity'를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군(郡)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도시화의 양면성과 그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도전을 다룬다. 전시 제목인 “8.3%의 도시”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 군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비율을 상징하며, 이는 대한민국 내에서 도시화가 불완전히 진행된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다.
2023년 말 기준, 대한민국 인구 약 5천 1백만 명 중 약 4백만 명이 군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해방 이후 군 지역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군 지역은 대체로 농업, 임업, 수산업과 같은 1차 산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상업 및 공업 같은 도시적 산업의 비율은 매우 낮다. 인구 밀도가 낮고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군 지역은 여전히 도시적 형태를 완전히 갖추지 못한 채 부분적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군 지역의 이러한 특성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은 605㎢의 면적에 약 970만 명이 거주하며, 1헥타르 당 약 160명의 인구 밀도를 기록하는 반면, 군 지역은 평균 800㎢의 면적에 5만 명이 거주하여 1헥타르당 약 0.69명의 인구 밀도를 보인다. 이러한 극단적인 인구 밀도의 차이는 군 지역이 경제적 발전과 사회적 인프라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불완전한 도시화는 오히려 군 지역의 고유한 지역성을 유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앙리 르페브르가 공간의 생산(The Production of Space)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닌, 관계의 총체로서 만들어진다”는 개념은 이번 전시에서 군 지역의 도시재생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군 지역은 단순히 인프라나 경제적 성장을 통해 도시로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관계성을 통해 지역적 특성을 보존하며 새로운 방식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재생이 상업적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는 지역의 특성을 보존하며 사회적·문화적 활력을 불어넣고, 특히 청년층 유입과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노력은 경제적 회복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한다.
서구권의 ‘제네릭 시티(Generic City)’ 개념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고유성을 상실하는 도시 현상을 설명하지만, 군 지역은 낮은 인구 밀도와 고유한 경제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도시화의 획일화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를 우리는 ‘재생 소도시(Renewing Town)’라 정의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생존 전략을 위해 제안하는 도시 재생 실험 모델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지방 소도시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 그 해결 방안을 국제적으로 조명하고, 단순한 도시 성장 모델이 아닌 생존과 적응을 위한 도시재생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 도시 발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도시 재생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건축가
황남인 , 김시홍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사무소)
표하림 (산보사 건축사사사무소)
신세철 (uu 아키텍츠 건축사사사무소)
최한솔 (디자인그룹 오즈 건축사사사무소)
사진촬영
줄포 도시재생 연작 : 김용성
부안 예술공방 : 신경섭
부안 어울림센터 및 어울림쉐어하우스: 김용수
부안 복합커뮤니티센터 : 송유섭
드론 촬영
김동혁
그래픽 / 편집김유신 (내러티브 아키텍츠)
자료제공 및 촬영협조
김설희(부안군 도시재생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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